1. 영화 정보, 줄거리
2017년 9월에 개봉한 영화로 328만 명이 시청한 훈훈한 감동이 있는 영화입니다.
출연하는 배우는 나문희(나옥분 역), 이제훈(박민재 역) 두 배우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온 동네를 누비며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
그녀 앞에 옆 구청에서 이직한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나 서로 자존심을 건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다 영어학원에서 만난 민재에게 옥분은 영어를 가르쳐 달라며,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 중에 둘만의 우정이 싹트며 이야기는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아래에는 줄거리를 포함하다 보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비 오는 날, 천둥이 콰르릉 치는 가운데 해머를 들고 벽에 서 있는 사나이.
그 모습을 누군가가 카메라로 담고 있습니다.
명진 구청에 출근하는 민재.
비옷을 입고 등장하는 나옥분 여사.
민원실의 모든 사람들은 바쁜 척 딴청을 피우는 가운데 양팀장, 재개발사업자 등과 어제 찍은 사진에 대해서 설전이 붙고 큰소리로 방범등 설치가 왜 아직 안 되느냐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때 카메라 셔터 음과 함께 민원 제기용 사진을 찍는 민재.
옥분 여사는 불쾌감을 표현하지만, 모든 일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고 하며 번호표를 가지고 있지 않는 나옥분 여사를 무시합니다.
이에 나옥분 여사의 한마디 "앞으로 자주 보자."
엄청난 민원이 민재에게 쏟아질 것이 예상됩니다.
그 할매를 감당할 수 있을지.
구청장실에서 상가 민원의 해결 방안으로 민재는 "구청 쪽에서 건설사에 개발 중단 행정명령을 내리고, 건설사는 그 행정명령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면, 그동안의 안전진단 등을 종합하면 건설사가 이길 것"이라며 민원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한편,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 중이던 옥분 여사는 그곳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민재 주임을 보고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거절하였지만 계속된 옥분 여사의 부탁에 엄청 어려운 단어들을 익히게 하고 시험을 보는데 결국 합격 점수에 아깝게 모자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민재는 속으로 이렇게 어려운 단어에 이 정도 점수를 받은 것에 놀랐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라며 영어 강습을 거절합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민재의 동생이 시장 골목을 거닐다 어느 집으로 들어간 것을 본 민재.
그 집이 옥분 여사의 수선집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같이 저녁을 얻어먹는데 동생에게 종종 저녁을 먹이는 등 잘 보살펴 주었던 옥분 여사가 고맙고 된장찌개가 또 맛있어서 영어 과외를 시작하게 됩니다.
영어는 쓰지 말고 무조건 말하라고 가르칩니다.
첫 수업 기념으로 가계 앞에서 막걸리를 한잔하는데, 여기서 아재 개그가 몇 가지 나옵니다.
"부산 서면이 어디 있는 줄 알아요?"하고 민재가 문제를 내자 슈퍼 아줌마가 부산에 있재 라고 말합니다.
틀렸다면서 정답은 "가로수 그늘 아래"라고 합니다.
이문세 노래 가사를 생각하면 되는데 참 아재 스럽죠.
그러자 옥분 여사도 문제 하나를 냅니다.
"생강이 어디서 나는 줄 아니?"
민재가 밭이라고 하지만 틀렸다고 합니다.
정답은 "오솔길"입니다.
"생각 난다. 그 오솔길. 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 ~."
추석 한가위가 되어 서로 외롭던 그러나 외롭다고 말은 안 했던 민재네와 옥분 여사는 같이 차례 음식을 만들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어릴 때 헤어진 동생이 미국 LA에 살고 있어 동생과 대화를 하고 싶어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할머니.
그래서 민재는 어렵게 동생과 통화를 하지만 동생은 통화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중 재개발사업과 관련된 구청의 작전을 우연히 듣게 된 옥분 여사는 민재에게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며 심한 배신감을 토로합니다.
민재도 그간 못 했던 말을 합니다.
미국에 있는 동생이 누나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데 할머니도 이제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쏘아붙입니다.
오해에 오해가 더해 소원해진 두 사람.
그러다가 옥분 여사의 오랜 친구인 정심(손숙)이 채매를 앓게 되는 것을 보며, 옥분 여사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당부했던 말을 지키지 않기로 마음먹습니다.
어머니는 딸이 위안부였다는 것을 아들의 장래와 이웃들에게 부끄럽다고 한사코 말하지 말기를 당부하였는데 어머니의 묘 앞에서 한탄합니다.
"어머니 왜 그러셨어요. 왜 그렇게 망신스럽다고 생각을 했어요. 욕봤다고 한 마디 위로해 줄 수는 없었나요." 하며 오열합니다.
2. 위안부 이야기
옥분 여사가 60년 넘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기가 위안부였다는 사실.
상자 속 한 사진을 민재에게 보여주며 위안부 시절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나마 너에게 이야기하니 내 마음이 후련하다.
정심이는 나와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그녀는 위안부의 아픔을 고발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며 열심히 활동하였지만, 정작 자기는 숨기면서 살아와서 그게 한스러웠는데 이제는 정심이를 위해서, 아니 나를 위해서라도 전 세계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알려야겠다고 말합니다.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옥분 여사는 연설을 시작하기 전 윗옷을 조금 들추어 보입니다.
"일본군이 내 몸에 새겨놓은 칼자국과 낙서요. 내 몸엔 이런 흉터들이 수도 없이 있습니다. 이 흉터들을 볼 때마다 그 지옥 같은 고통이 한없이 되살아납니다. 증거가 없다고요? 내가 바로 증거예요. 당시 내 나이 13살이었소. 나는 죽지 못해 살았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내 가족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러나, 일본은 아직까지 반성의 기미가 없습니다.
이런 연설을 한 옥분 여사에게 얼마의 돈을 바라고 그러냐는 말을 하니 말입니다.
이에 "더러운 돈 필요 없다."라고 외치는 옥분 여사의 모습에 후련한 느낌이 듭니다.
3. 총평
위안부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드라마적 장르로 잘 그려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그려지는 옥분 여사의 과하다 싶을 정도로 남에게 참견하고 딴죽 거는 모습이 후반부의 위안부 문제와 섞이며 살아남은 위안부 피해자가 전 세계에 이 사실을 알리는 모습에 더 사실적으로 푹 빠져들게 하여 설득력 있게 그려진 것 같습니다.
2007년 6월 26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공식 채택이 되며 국제사회가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공식 인정한 날이라는 점을 이 영화를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초반부의 코믹적인 요소와 후반부의 감동이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김현석 감독의 역량이 잘 발휘되었다고 봅니다.
평론가들의 반응도 대부분 7~8점대로 후하게 나오며 볼만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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